실리콘 밸리는 어떻게 혁신을 이루는가?
실리콘 밸리의 혁신은 어디서 오는가?
엔지니어라면 누구나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삶은 어떤 삶일까?
얼마 전에 읽었던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에서 이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에선 막연히 알고 있던 실리콘밸리에서의 삶이나, 기존에 알던 실리콘밸리에 대한 선입견을 완전히 부수고, 새로운 관점에서 역할 조직과 혁신에 대한 저자의 경험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먼저, 실리콘밸리를 하면 누구든지 먼저 떠올리는게 _수평적 조직 구조_와 애자일 방법론 일 것이다. 정말 운이 좋게도(?) 나는 최근 5년간 일하면서 진짜 수평적 조직 구조와 진짜 애자일 방법론을 게임 개발에서 경험한 적이 있다(진짜다. 이에 대해선 언제 한번 포스팅을 해볼 예정이다). 그 때의 경험으로는 실리콘밸리의 혁신은 이 두개(수평적 조직구조와 애자일)에서 오는게 절대 아니라는 것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역할 조직은 수평적 조직구조의 마스터 피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역할 조직” 은 내가 겪었던 수평적 조직 구조
가 놓친 마스터피스를 채워주는 느낌이였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에어비앤비등 최근에 생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선택한 방법은 ‘역할 조직(role-driven organization)‘이라고 할 수 있다. 위 아래가 아닌 각자의 역할에 따라 책임을 지고 의사결정을 하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31
이 부분만 보면, ’결국 수평적 조직 구조를 이야기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내 사견으로는 역할과 책임이 바로 그 마스터피스다. 실제로 수평적 구조를 경험해보면, 역할과 책임은 결이 안맞는다. 오히려 위계조직에서 더 어울리는 말일 수 있다. 나에게 부여된 일에 대한 역할을 다하고, 나에게 부여된 일까지만 책임을 다하는 것.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역할과 책임에 가깝지 않은가?
수평적인 구조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한다는 건 직접 경험해보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수평적일수록 의사 결정에서 분쟁은 쉽게 발생하며, 정답이 없는 방향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오기도 한다. 국내에서 이런 상황에서 사실 대책이 없다. 기업의 구조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내가 있던 기업에선 한계가 확실했다. 이 책에선 실리콘밸리는 이런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기업의 미션
과 뛰어난 인재
라는 국내 기업에서 쉽게 가질 수 없는 특수한 실리콘밸리의 문화를 소개한다.
역할조직의 또 다른 단점은 직원 개개인에게 결정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릴 경우에 회사가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의 능력이 뛰어나야한다.
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33
사실 채용과 인재 관리 관점에서 실리콘밸리에 매우 특화되어있는 부분이긴하지만, 정말 많이 동의한 부분이다. 확실히 조직을 수평적으로 운영하려면 모든 조직원이 모든 관점에서 뛰어나야 한다.
혁신은 미션에서 부터 시작한다.
실리콘밸리 기업은 대중이 의식적/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인식을 해결하기 위한 ‘미션mission’으로 부터 출발 하며, 그 미션에 따라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 대중에게 제공한다. 회사의 미션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함으로써, 의사결정에 갈등이 생겼을 때 우리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를 상기시킨다._
이기적 지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74-75
또한 실리콘밸리하면, 빠질 수 없는게 애자일 개발 방법론이다. 애자일 방법론은 우리에게 실리콘밸리의 혁신 수단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최근 채용 공고를 보면 정말 쉽게 우린 애자일 방법론을 이용해 개발합니다
라는 문장을 볼 수 있다. 허나 애자일은 수단일 뿐이지 모든 혁신은 미션(Mission) 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책은 이 부분을 정확히 찝어준 책이다.
구글 : 세상의 정보를 조작하여,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
페이스북: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자.
에어비앤비 : 세계 어디를 가든 내 집처럼 느끼게 하자.
중략..
애자일 방식에서는 ‘자동차를 만들자’가 아니라 ‘인류의 이동을 편하게 하자’라는 미션을 걸고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이기적 지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P158
미션은 사이먼 시넥의 골든서클과도 연결 되는 부분으로 혁신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단순한 목적이 아닌 궁극적 미션이나 비전을 따라 혁신을 만든다. 즉,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 “왜why” 이 일을 하는가를 묻는 것인데, 골든 서클에 대한 자세한 건 TED - 위대한 리더들이 행동을 이끌어 내는 법(사이먼 시넥)에서 찾아볼 수 있다.
사이먼 시넥, 골든서클
다시 돌아와서, 많은 직장인들이 금기어처럼 마음속으로 갖고 있는 질문있다. 너무나 간단하게는 돈 때문이지라고 생각하지만 좀 더 깊은 내면과 철학적으로 고민해 볼만한 질문이다.
나는 왜 이 프로젝트를 하지?
그리고 이 역질문 또한 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다니는 회사에 미션(Mission)은 무엇인지 알고 있나요?
물론 회사에 미션이 실리콘밸리와 같은 혁신을 일으키는 미션과 거리가 멀 수도 있다. 허나, 내가 다니는 회사에 미션을 직접 찾아보고 알게 되는 건 꽤 가치가 있다. 나는 지금 판교에 N사에 다니는데 최근에 회사 소개를 보면서 꽤 놀랐다. 미션이라고 명시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회사 소개에 적혀 있는 이 슬로건은 현재 회사를 초기에 설립할 때 어떠한 비전을 갖고 설립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즐겁게 게임을 만드는 곳, 이 곳에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최고의 재미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도전은 계속됩니다.
이에 대해 더 깊은 이야기는 안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회사가 진행하는 행사나 활동 그리고 구성원들이 한순간에 이해가 되는 순간이였다. (참고로 N사는 내가 경험한 그 어떤 게임 회사보다 구성원 모두가 게임을 사랑한다.)
역할 조직과 미션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언급한 내용 이외에도 모든 챕터를 읽어봄직하다. 구성원을 어떻게 뽑는지, 어떻게 평가하는지, 어떻게 떠나는지와 같은 혁신에 머물러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미션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지, 그 미션이 이뤄낸 혁신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도 함께 볼 수 있다.